2023. 1. 15. 13:07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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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왜 냉장고에 보관하는가?]
오늘 집 사람이 계란을 보여준다. Happy Egg라는 회사의 계란인데 가지 가지의 색깔을 하고 있고 계란을 깨면 아주 진노란 색의 노른자가 싱싱하고 건강하다는 느낌을 주는 계란이다. 푸른 색에서 갈색, 노란색까지 다양하고 아름답다. 1945년에 창업되어 소위 ‘동물 복지’를 보장하는 방법으로 계란을 생산해서 American Humane Association에서 최초로 보증을 받은 계란을 팔고 있다고 한다. Organic, Free Range, Free Range Brown and Blue Heritage 등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판다. 기업들이 상품을 차별화해서 높은 가격을 받는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한 가지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계란에 관한 습관이 있다.
왜 계란을 사서 냉장고에 보관하는가 하는 점이다.
계란은 닭의 알이다. 달이 알을 낳고 품기까지 상온 상태에서 살아 있어야 병아리를 깐다. 그러니 달걀은 상온 상태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생명체’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냉장고에 보관할까? 우리가 어려서 농촌에서 살 때, 냉장고 없이 계란을 보관하고 소비했었다.
집에 다른 보관 장소가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켓에서도 냉장 코너에서 판다.
우리와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냉장 보관을 권장하지도 않고 하고 있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 차이는 규제다.
미국의 FDA는 계란을 유통하기 전에 생산자가 물로 깨끗하게 씻는 것을 강제화하고 있다. 계란 껍질에 살모렐라 균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렇게 한다. 이 물 세탁은 오물질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계란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껍질의 막을 씻어 버려서 계란으로부터 물기를 빼앗고 계란의 자체적 생명 유지 능력과 부패 방지 능력을 상실하게 한다.
그렇게 씻어진 계란은 냉장고에 보관해야 상하지 않는다.
반면 유럽의 식품안전국 (FDA)는 계란의 세척을 금지하고 있다. 계란 껍질의 자연적인 보호막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부의 규제는 우리의 일상을 통제한다. 과연 살모렐라 균의 가능성은 그렇게 모든 계란을 씻고 냉장 보관하는 신선 물류를 강제할만큼 위험이 크고 사회적 비용이 큰가? 상온에 보관하는 장점도 많다. 전기를 덜 쓰고, 보관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것을 소비자와 생산자의 선택으로 남겨두면 안 되나? 유럽과 미국이 정반대의 규제를 하는 것을 보면 한쪽 규제가 꼭 필요한 규제의 정당성은 없다.
꼭 FDA가 획일적 규제로 사회가 선택이 없는 상황에서 살아야 하는가?
계란의 유통을 통해서도 우리는 정부의 강제력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병태 글>
Why Americans Refrigerate Eggs
Europeans leave them on the counter. Why?
FEE, Monday, February 13, 2017
출처 : 강석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