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 지난 몇 년간 지식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다.

2023. 3. 23. 10:4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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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님 글 ) 경제적 자유. 지난 몇 년간 지식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다. 경제적 자유 당연히 좋고 모두가 누리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보면서 피로감이 쌓이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우리 회사가 이 키워드에 대한 수용성을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어 내가 느끼는 피로감의 원인을 뜯어보았다.

첫 번째, 경제적 자유는 게으를 자유를 얘기하는가?

경제적 자유라는 키워드는 대개 자극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홍보된다. 이런 에피소드의 끝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돈이 막 굴러들어 오는 "노동으로 해방된 상태"가 되었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희를 즐기는 삶, 각자 삶이니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 고객은 채찍이 없으면 당장 하는 일을 그만두고 놀 사람이 아니라 조금 더 진취적이고 업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자자손손 써도 다 못 쓰는 자산을 가지고도 나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분들이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일을 하시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도전과 일이 주어질 때 인생은 더욱 풍성해지고 영혼은 온전해지며 더 고차원적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경제적 자유란 열등감 해소를 의미하는가?

경제적 자유 키워드에 또 따라오는 것은 자산의 과시다. 강의 홍보 영상들을 보면 한강뷰 아파트에서 커튼이 촤르르 열리면서 너도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한 편으로는 "가난은 정신병"이라는 키워드를 써가며 치료할 수 있다고 선동하기도 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자 하는 이유가 남과 비교하기 위해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남과 비교는 그 상한이 없어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만들고 수동적 소득을 쌓아도 남과 비교하는 사람은 자유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남과 비교하지 않고 생활이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세 번째,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꼼수를 써야 하는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국은 특히 경쟁자가 빠르게 진입하는 시장이다. 큰돈을 버는 묘수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강의로 만들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심지어 그 강의를 보고 동시에 경쟁자들이 진입을 한다면 강의를 한 사람은 무책임한 상품을 파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어떤 강사들은 자신보다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경쟁자로 진입하지 못하는 내용을 가르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양심을 포기시키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 키워드로 뜬 한 사단은 사기를 치는 법과 표절을 하는 법 알고리즘을 어뷰징 하는 법 등등을 강의로 만들어 판다.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양심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올해부터는 조금 더 고객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이 원하는 것은 때로는 반사회적이다. 돈을 버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바르게 버는 법은 쉽지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평생에 걸쳐 더 많은 교육과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를 시장 수요/반응과 어떻게 일치 시켜야 할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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