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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轉院·병원을 옮김)을 자제해달라’

Tmarket 2023. 7. 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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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고 있는게 아닌지...ㅠㅠ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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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와 전남은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4곳 가운데 목포한국병원을 제외한 3곳이 전부 파업으로 진료 차질을 겪었다.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은 인근 병원들에 ‘환자 전원(轉院·병원을 옮김)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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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억울하죠.

우리병원도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들었지만, 저희 응급실은 저런 공문을 보낸적이 없습니다.

저는 파업이 있으면 그 정당성은 꽤 따져보는 편이지만, 파업이란 수단 자체에 대한 불호는 거의 없습니다. 의료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이든 보건의료노조든, 쟁의권을 폭넓게 인정합니다.

그러니 제가 저런 공문을 쓸리는 없죠. 응급실 공문을 기안하는 게 주로 제 업무라, 저 모르게 일이 진행될수도 없고요.

특히나 병원간 전원은, 저희가 응급실에서 수용하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하는 환자군입니다. 119나 도보로 내원하는 환자보다 보통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당연하죠.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전원되는만큼 중증도가 가장 높은 환자들이니까요.

우리가 전원 환자를 잘 받아주어야, 다른 2차병원이 119등 환자를 수용하는데 부담이 줄어듭니다. 그래야 뺑뺑이가 줄고요. 혹시나 중증환자가 생겼을때, 대학에서 전원을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되면, 처음부터 환자 수용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교수는 물론 전공의들도 항상 유념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우리병원이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전공의는 한명도 없습니다. 중증환자의 수용 문의가 들어오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받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건 우리 응급실의 당연한 문화라서, 따로 강요하거나 시킬 필요도 없어요.

파업기간이면 저희는 더 바쁩니다. 주위에서 파업으로 환자수용이 어려우니, 우리 응급실에 쏠리는 부담이 더 커지거든요. 병실 입원등에 문제가 발생하니, 응급실에 가해지는 로딩은 더욱 늘어나고요.

우리도 사람인 이상 어찌 불만이 없겠냐만은, 그래도 체념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아니면 어쩌겠냐는 심정으로. 이게 전남대병원의 마인드고, 응급의학과의 자부심입니다.

못 믿겠으면 파업기간에 응급실 환자 수용률을 확인해보시든지요. 내내 마이너스 수십베드로 응급실을 운영했는데, 왜 이런 억측을 들어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전공의 파업이든 보건의료노조 파업이든. 파업은 누가하든 병원과 환자에게 불편이 발생합니다. 그렇더라도 중증 응급환자의 생명만큼은 저당잡히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생명을, 파업 참여자들에겐 명분을, 우리는 양쪽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생은 고생대로하면서, 근거없는 비난까지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자중해주십시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R33A1MfcKzi3XFAgWqUbEiv2siKTKwgySiqdxnFKmYEWEF8MoRuEH46WNhWHx5bzl&id=100001567848059&mibextid=2JQ9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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